혹시 '닭장'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전라남도 순천의 고즈넉한 원도심 주택가를 거닐던 '동네한바퀴'의 이만기 씨처럼, 식당 벽에 쓰인 생소한 단어에 호기심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닭이 사는 집을 떠올렸다면, 이제 새로운 미식의 세계에 눈을 뜰 시간입니다. 닭장은 닭고기를 조선간장에 달콤짭짤하게 졸여낸 호남 내륙지방의 고유한 향토 음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지금은 잊혀가는 이 귀한 음식을 되살려, 깊은 손맛과 따뜻한 정성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순천 토박이 부부가 운영하는, 동네한바퀴에서 소개된 바로 그 식당. 능이버섯을 더해 한층 더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닭장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명품산삼막걸리'의 특별한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 꿩 대신 닭, 설 명절에만 맛보던 귀한 음식 '닭장'의 유래
닭장이라는 음식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본래 '꿩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로부터 산에서 잡은 꿩을 간장에 졸여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거나 겨울철 보양식으로 즐겼다고 해요. 하지만 야생 꿩은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지면서, 집집마다 기르던 토종닭을 활용해 비슷한 방식으로 조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고 하니, 음식 하나에 우리네 역사가 담겨 있는 셈이죠.
하지만 닭조차도 무척이나 귀했던 시절, 닭장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일 년에 단 한 번, 설 명절이 되어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별미였어요. 냉장고가 없던 그 시절에는 푹 졸여낸 닭장을 커다란 항아리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하며 아껴 먹었다고 합니다. 이런 기억을 간직한 순천 토박이 사장님 부부에게 닭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그리운 어린 시절의 추억이자 꼭 지켜내고 싶은 소중한 문화입니다.
❤️ 부부의 정성으로 재탄생한 순천의 맛, 명품산삼막걸리
이곳 '명품산삼막걸리' 식당은 순천 토박이인 이창규(69) 씨와 남정례(66) 씨 부부가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어린 시절 맛보았던 닭장의 맛을 잊지 못했던 부부는 그 기억을 되살려 순천에서도 몇 남지 않은 닭장 전문점을 열기로 결심했습니다. 남편 이창규 씨는 아내 남정례 씨의 손맛에 대한 깊은 믿음 하나로, 18년간 자신의 발이 되어주었던 개인택시를 정리하고 가게를 시작하는 큰 결단을 내렸다고 해요.
그 믿음에 보답하듯, 아내 남정례 씨는 음식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자입니다. 닭장의 기본이 되는 조선간장을 직접 담그는 것은 물론, 맛깔스러운 김치 다섯 가지를 뚝딱 만들어낼 정도로 손맛이 야무지시죠. 이렇게 부부가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들어가며 번 돈으로 지금의 가게를 조금씩 갚아 완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음식 맛에 깊은 감동을 더합니다.
부부는 전통적인 닭장에 귀한 능이버섯을 더해 '능이닭장'이라는 특별한 메뉴를 완성했습니다. 능이버섯 특유의 깊은 향이 닭고기와 어우러져 한층 더 고급스럽고 건강한 맛을 선사합니다. 무더운 여름, 이열치열 보양식으로도 손색없는 닭장 떡국 한 그릇은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줍니다.
[명품산삼막걸리 메뉴 정보]
- 대표 메뉴: 능이닭장, 닭장떡국, 산삼막걸리
- 가격 정보: 능이닭장 (중) 45,000원 / (대) 55,000원, 닭장떡국 10,000원 (메뉴와 가격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위치 : 전남 순천시 조례동 1696-6
- 운영 시간: 매일 11:00 - 21:00 (방문 전 확인 추천)
- 전화번호: 061-724-5545
- 특징: 모든 김치와 장류를 직접 담그는 집, 단체석 완비
😊 음식에 담긴 진심, 순천의 진짜 손맛을 느끼다
'명품산삼막걸리'는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부부의 인생과 정성이 오롯이 담긴 공간입니다. 18년간 몰던 택시를 팔아 차린 가게에서, 직접 담근 간장과 김치로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부부의 이야기는 한 그릇의 닭장에 깊은 서사를 부여합니다.
잊혀가는 우리 향토 음식을 지키려는 마음과 아내의 손맛을 향한 남편의 굳건한 믿음이 만들어낸 이곳의 음식은, 그 어떤 화려한 요리보다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순천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혹은 진짜배기 순천의 맛이 궁금하다면 이곳에 들러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닭장 떡국 한 그릇이 순천에서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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